[투자백서] ④ 매매회전율, 높은 게 좋아? 낮은 게 좋을까?
[투자백서] ④ 매매회전율, 높은 게 좋아? 낮은 게 좋을까?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6.07.11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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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금리나 다름 없는 은행 예금에서 벗어나 주식투자를 권하려니 원금 손실 위험성이 크다. 화이트페이퍼는 주식투자에 성공한 투자자, 해외 주식투자 석학,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의 경험과 식견을 응축한 소신과 철학을 전하는 '투자백서'를 연재한다. <편집자>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매매회전율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할 때 종목을 얼마나 많이 사고 파는지를 뜻하는 '손바뀜' 현상을 말합니다.

매매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주식이나 펀드를 자주 사고 판다는 의미이고, 낮다는 것은 오래 묻어두는 성향이 더 강하다는 뜻입니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매매회전율이 높은 것이 좋은지, 낮은 것이 좋은지에 대해 의견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어떤 선택이 더 맞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주식 투자의 대가들도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투자했고 각각 자신만의 방법으로 고수익을 추구했기 때문입니다.  

가령 미국의 저명한 투자가 워런버핏은 좋은 기업을 사서 오랫동안 묻어두는 것이 능사라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빌게이츠와 앞다퉈 세계 최고 부자라고 일컬어 질 만큼 주식을 10년 이상 보유해서 큰 돈을 벌었습니다. 미국 뱅가드그룹의 존보글 대표 역시 인덱스 펀드가 중장기적으로 일반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준다고 주장합니다. 액티브 펀드로 빈번한 매매타이밍을 견디기 힘들거나 빈번한 매매에 따른 수수료를 무는 대신 패시브펀드로 참고 견디는 투자를 하라는 것이죠.   

이와 반대로 피터린치나 제시리보모어 같은 대가들은 빈번한 매매를 강조합니다. 시장 상황을 잘 예측해서 매수했다 적절한 타이밍에 매도합니다. 특히 제시리보모어 같은 경우는 매일 빈번한 선물 투자로 고수익을 얻었는데 일각에서는 리보모어가 '자살'로 생을 마감해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생전에 워런버핏보다 고수익을 얻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고 합니다.

최근 펀드시장에서도 상반된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ETF(상장지수펀드)와 같은 투자 상품이 출현하고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자 엉덩이가 무거운 투자에서 고수익을 얻기가 어렵다고 생각한 다수의 투자자들은 매매회전율을 다소 높여야 고수익을 노릴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최근 한 보도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주식형 수익률 1위를 기록한 유경PSG자산운용은 "장기투자가 꼭 가치투자라는 공식은 저금리 시대에 맞지 않는다. 최근 유경이 다른 자산운용사들의 매매회전율보다 조금 높았지만 고수익을 노릴 수 있었다"고 자부했습니다. 지난 3월 기준 유경PSG자산운용의 펀드 매매회전율은 180% 정도였고, 다른 운용사들의 평균 매매회전율은 150%~170%였다고 합니다. 10%포인트~30%포인트 가량 차이가 납니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최근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들의 매매 흐름은 매매회전율을 줄이고 리서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라는 다른 논리를 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업계에서 리서치 연구원들이 17명으로 가장 많다고 합니다. 기업 탐방도 꾸준히 늘리는 추세입니다. 매매회전율을 높여 고수익을 얹어도 결국 빈번한 매매에 따른 높은 수수료가 수익률을 갉아 먹는다고 주장합니다. 좀더 공을 들여 좋은 기업을 찾는데 시간을 들이고, 한번 선택한 기업은 꾸준히 믿고 장기투자에 임하는 것이 결국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어떤 것이 답이라고, 확정지어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매매회전율을 높이는 것이 낫다,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논리는 결국 같기 때문이죠. 매매차익을 크게 얻고, 적절한 타이밍에 매수하고, 좋은 기업을 고르는데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 그리고 양편 모두 잦은 매매는 높은 수수료를 초래하기 때문에 평가차익과 수수료 사이에서 균형을 잘 찾아야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든지 상대적입니다. 잦은 매매로 긴장을 놓을 순 없지만 이러한 투자로 큰 차익을 노리는데에 능숙한 사람은 매매회전율이 높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반면 성격이 무던하고 잦은 긴장감에 스트레스를 받는 이는 묻어두는 장기투자가 성격상 맞을 것입니다. 자신에게 맞는 더 쉽고 좋은 투자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안정적인 수익률을 찾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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