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 '소년이 온다', 팽목항 그곳에 우리의 이웃이 있었다
소설가 한강 '소년이 온다', 팽목항 그곳에 우리의 이웃이 있었다
  • 김경욱 기자
  • 승인 2017.03.23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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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방송 캡쳐)

[화이트페이퍼 김경욱 기자] 1073일만의 세월호 인양. 유가족들에게는 피를 말리는 시간이었다. 부모를 잃은 자식과, 자식을 잃은 부모는 세월호가 인양되기만 기다리며 그 시간을 온전히 감내 할 수 밖에 없었다.

대중의 관심은 세월호 인양에만 있지 않았다. 2014년 4월 16일 무슨 일이 있었으며,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또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를 규탄하고자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 후 세월호 인양은 급물살을 탔고, 유가족들은 가슴속에 묻어 놓은 자식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 (사진= 창작과비평 제공)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작품 '소년이 왔다'는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일어난 열흘간의 민주화 항쟁이라는 역사의 정의를 넘어 가족, 친구, 이웃, 동료의 이야기으로 쓰여진 우리 이웃의 이야기다.

'소년이 왔다'의 화두는 모두가 알았으면 하는 시대의 아픔이다. 뉴스와 역사를 통해 인스턴트 식으로 받아 들이는 정보가 아닌, 지금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묻힌 아픔을 의미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우리에게 무엇이 인간으로서 행동하게 만드는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우리는 단순히 5.18 민주화항쟁을 과거로만 지칭 할 수 없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 2014년 되풀이 된 비극은 2017년에 와서야 그 끝이 보이고 있다. 침몰한 배와 함께 사라진 가족을 찾기 위해, 그리고 그 억울한 죽음을 호소하기 위해 끊임없이 거리로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유가족은 이제야 가슴에 박힌 대못을 뽑을 수 있게 됐다.

1980년 5월 18일 광주와 2014년 4월 16일 팽목항, 그곳에 우리 이웃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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