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인간, 보는 것 중 5%는 상상 이미지
[책속의 지식] 인간, 보는 것 중 5%는 상상 이미지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7.06.19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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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모든 감각> 최현석 지음 | 서해문집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인간은 초당 30~40회 눈을 깜빡인다. 찰나지만 눈을 감는 순간이 있는 것. 심지어 하루 동안 눈의 운동이나 눈 깜빡임으로 볼 수 없는 시간은 60~90분에 달한다. 우리가 실제 보았다고 생각하는 이미지는 과연 진짜일까.

이와 관련 우리가 보는 실제 이미지의 5%는 상상 이미지라는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우리가 고개를 움직이지 않고 눈으로 볼 수 있는 세계는 좌우 100도, 위로 50도, 아래로 75의 범위다. 좌우 공간은 (100×2)/360=56%만 볼 수 있고 위아래 공간은 (60+75)/360=38%만을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전체 공간의 절반도 보지 못하는 셈이다.

게다가 선명하게 보았다고 여기는 물체의 이미지는 눈앞 일부에 한정된다. 망막이 전체적으로 균일하지 않아서다. 우리 눈에는 두 종류의 세포가 서로 다른 자극에 반응하는데 하나는 막대세포로 빛의 세기에 반응하고 다른 하나는 원뿔세포로 색에 반응한다. 이때 원뿔세포는 망막 가운데에 밀집되어 있어 이곳에 이미지가 맺힐 때 제일 선명하다.

이곳을 황반의 중심오목이라 부르며 우리가 보고자 하는 부분은 항상 이곳에 있다. 이 때문에 선명한 이미지를 얻으려면 눈은 항상 움직여야 한다. 의식적으로 시선을 고정하더라도 처음에는 선명하게 보이던 물체가 곧 뿌예진다. 시각신경은 같은 자극에 쉽게 피로해지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눈은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여 움직이는 순간에는 시각이 순간적으로 억제되어 시각 정보가 처리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바로 이 순간 때문에 우리는 사물을 정확히 볼 수 있다. 만약 눈이 움직일 때도 세상을 명확하게 볼 수 있다면 걸으면서 찍은 비디오의 흔들리는 화면처럼 보여 어지러움을 동반할 터다. 그런데도 사물의 움직임을 연속적으로 본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눈이 움직여서 보이지 않는 동안 뇌에서 앞뒤에 보았던 시각 정보로 채워 넣기 때문이다. 눈을 깜빡이는 0.1초의 순간, 눈을 감고 있는 시간에도 우리는 눈이 실제로 본다고 여기는 이미지의 5%는 상상의 이미지인 셈이다. 이 내용은 <인간의 모든 감각>(서해문집.2013)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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