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냉장고 '세이프가드' 공청회... 미국 고위인사도 LG·삼성 편
한국산 냉장고 '세이프가드' 공청회... 미국 고위인사도 LG·삼성 편
  • 오예인 기자
  • 승인 2017.10.20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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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풀, "부품·완제품 50%관세"... LG·삼성, "미국 경쟁력 더 떨어질 것"
▲ 한국산 냉장고를 겨냥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공청회 자리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부당함을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오예인 기자]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공청회에서 국내 업계와 정부가 현지 고위인사들과 함께 총력전을 펼쳤다.

19일(현지시간)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워싱턴DC 사무소에서 수입산 세탁기로 인한 자국 산업 피해 구제조치 공청회를 개최했다.

공청회는 한국산을 비롯한 대형 가정용 세탁기 수입이 급증해 월풀 등 미국 가전업체들이 피해를 봤다는 결과에 따라 구제조치 마련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구제조치로는 관세인상, 수입량 제한, 저율관세할당(TRQ·일정물량을 초과하는 물량에 높은 관세 부과) 등이 있다.

삼성과 LG는 이날 공청회 자리에서 혁신적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 활동을 방해해 결국 미 소비자와 유통업계가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미리 배포한 자료에서 "'플렉스 워시' 등 삼성의 혁신제품은 월풀이 생산도 하지 않는 제품이기 때문에 월풀이 손해를 본다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며 불합리함을 호소했다.

앞서 월풀은 세탁기 완제품과 부품에 대해 3년에 걸쳐 50%의 고율관세를 부과하고, 부품에 대해서는 수입쿼터를 추가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삼성과 LG는 미국에 공장을 지어 단순 조립공장으로 운영할 수 있다며 반박했다.

삼성은 "세이프가드 조치로 완제품은 물론 부품에도 고율의 관세가 부과된다면 삼성의 미국 가전공장 투자에 장애 요인이 될 것"이라며 "이는 미 경제 및 고용 창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 정부 대표로 나온 김희상 외교부 심의관은 "월풀이 주장하는 50%의 고율 관세는 심각한 피해를 방지하는 데 필요한 수준에 한해 구제조치를 채택하도록 한 세계무역기구(WTO) 세이프가드 협정에 위반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미국 현지 고위인사들도 한국 업체의 편에 섰다. 맥매스터 주지사와 함께 랄프 노만(사우스캐롤라이나) 연방 하원의원, 밥 롤프 테네시주 상공부 장관 등이 참석해 세이프가드 반대 진술을 하며 삼성과 LG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헨리 맥매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나는 공정한 무역을 옹호하지만, 이번 건은 세이프가드 대상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며 "뉴베리 카운티에 공장을 지어 국내기업이 되는 삼성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는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삼성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에 3억8천만 달러를 투자해 내년 초부터 가전 공장을 가동하며, LG전자도 테네시주에서 2억5천만 달러를 투자한 세탁기 공장을 2019년부터 가동한다.

미 ITC는 공청회 논의 결과를 토대로 내달 21일 구제조치의 방법과 수준을 표결하고 판정해 12월 4일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이후 60일 이내인 내년 초 구제조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우리정부는 세이프가드를 최종 결정할 경우 WTO 제소를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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