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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지식] 자기계발서 읽어도 삶이 나아지지 않는 이유

기사승인 2017.12.11  16: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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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심리학에 속았다> 허용회 지음 | 재승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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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세상은 자기계발에 대한 온갖 담론으로 넘쳐난다. 그런데 관련 서적을 읽어도 우리 삶은 나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거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자기계발서가 말하는 용어의 모호함이다. 대개 애매한 서술로 일관하는데 키워드가 ‘성공’이라는 예를 들어보자. 보통 ‘창의성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내용은 다루지 않고 특정 사례를 가져와 창의성이라 주장할 뿐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는다. 한마디로 창의적인 것과 창의적이지 않은 것의 경계가 어딘지 알 수 없다는 말이다.

창의성 관련 연구를 이끄는 심리학이나 심리학자는 창의성의 조작적 정의를 어떻게 설정할지 골몰하고 사용하는데 조심스럽다. 그런데 수많은 자기계발서는 대개 성공과 실패, 창의성, 혁신, 역량, 비전 등을 주제로 삼지만 과학적인 근거 없이 무분별하게 남용한다.

이들이 다루는 용어가 애매하기에 주장을 마음껏 펼쳐도 검증이나 반박하기 어렵다. 주장 자체가 두루뭉술한데 어디에 기대어 반박하겠는가. 설사 논리적으로 따지고 들어도 ‘그런 뜻으로 말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하면 그만이다.

또 자기계발서는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 경제적 성공을 다룬 자기계발서는 인맥을 넓혀라. 화술을 갈고 닦아라. 업무에 통찰력을 발휘해라, 차별화에 주력하라, 아이디어를 메모하라. 정리정돈 습관이 중요하다. 부지런해라. 사소한 거짓말을 경계하라. 경험하라. 공감하라 등 요구사항이 많다.

뒤집어 생각하면 이렇듯 To-do list가 가득 담긴 책은 저자에게는 면죄부를 주고 독자에게는 자기 비하 여지를 제공한다. 해야 할 일이 많아질수록 저자의 조언을 완벽하게 따를 수 없고, 독자가 책 내용이 쓸모없다고 투덜거리면 내용을 충실히 따르지 않아서라고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

현실적 이행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개인의 경험만을 근거한 옳은 말들이 실패한 독자에게 그저 당신의 태만 탓이라고 변명하는 것은 아닌지 고심할 일이다. 또 인간은 애초에 인지적 구두쇠라서 할 일이 넘쳐나는 목차에 막막함과 귀찮음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책을 덮은 후에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가 내 탓이 아니란 이야기다.

특히 성공담의 과학적 인과관계가 불명확하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대개 고난의 시간을 나열하고 어떻게 노력해왔는지 열거한다. 이를 바탕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라 인과관계를 만들지만, 그러한 노력이 반드시 성공의 원인으로 작용했으리라는 판단에는 과학적 근거가 빠졌다. 다른 우연이나 원인에 의한 것은 아닌지 대안적 가능성은 명시하지 않았다는 오류가 있는 셈이다. <당신은 심리학에 속았다>(재승출판.2017)이 자기계발서의 명암을 요목조목 따진 내용이다.

박세리 기자 dadawriting@whitepap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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