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기·비데 전자파, 전자레인지보다 더 높아
드라이기·비데 전자파, 전자레인지보다 더 높아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01.25 1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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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이정모 지음 | 바틀비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전자제품에서는 전자기파가 나온다. 대개 전자레인지의 전자기파는 특히 염려하는데 각종 발암물질을 만들어내고 영양분을 파괴한다는 식의 주장 때문이다.

하지만, 전자레인지보다 더 많은 전자기파를 발생하는 전자제품을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있다. 이를테면 헤어드라이어나 전기장판, 가습기, 화장실 비데는 더하다. 헤어드라이어에서 나오는 전자기파는 전자레인지에 코를 대고 들여다볼 때 쬐는 전자기파보다 10배가량 에너지가 높다.

전기장판에 3cm 두께의 요를 깔고서 온도를 미지근한 정도로 맞춰도 전자레인지에서 30cm 떨어져 있을 때보다 10배 높은 전자기파가 측정된다. 가습기는 전자레인지보다 14배나 많은 전자기파가 나오고 심지어 화장실 비데를 사용할 때 나오는 전자기파는 헤어드라이어보다 두 배가 많다. 비데가 전자레인지보다 20배나 많은 전자기파를 내보낸다는 말이다.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바틀비.2018)의 저자이자 과학자가 전하는 이야기다. 그는 전자레인지는 단순하게 물을 데우는 장치이며 그 과정에서 음식이 익는 거라 설명한다. 영양소의 손실이나 암을 유발하는 물질을 만들지도 않는다. 전자레인지 사용에 겁먹을 필요가 없다며 잘못된 과학지식을 바로잡는다.

한편, 비만의 진짜 이유, 늦잠을 잘 수밖에 없는 이유, 미안해하기는 해도 창피하지 않아야 하는 생리현상 방귀 등을 삶과 잇대어 재치 있게 설명한다. 또 태극기 집회, 사이비 종교, 도널드 트럼프 등 사회 이슈를 과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잘못된 지식도 짚었다. 나아가 우주 이민이나 지구온난화 대멸종, 인공지능 등 최신 과학 이슈도 다뤘다.

기생충학자 서민은 책을 두고 이렇게 평했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우리 둘의 격차를 다시금 절감한다. 이정모 선생님, 언젠간 꼭 따라잡고 말 겁니다. 10년만 기다리세요.” 이 밖에 화려한 찬사가 가득하다. 부산대 김상욱 교수는 “과학을 이야기하지만, 인간을 말한다. 유머로 가득하지만 통찰의 끈을 놓치지 않는다.”고 평했고, 과학 커뮤니케이터 하리하라는 “너무도 흥미진진해서 끝까지 고개를 주억거리게 만드는 책”이라 썼다.

저자 자신이 과학자지만, 과학이 어렵다고 말하는 솔직한 과학자다. 그는 과학은 실패의 소산물이며 세상을 대하는 태도이고 사고방식이라 말한다. 그래서 망가뜨리고 실패하라 권하지만, 동시에 서로 실패를 칭찬하고 격려하라 당부한다. 이런 사고야말로 과학적 태도라 강조한다. 실패와 격려는 어쩌면 삶에서 가장 필요한 두 가지 옵션일지도 모른다. 유쾌한 과학 입문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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