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R&D 비용 자산 처리 '빨간불'... 금감원 감독 강화 나서
제약업계, R&D 비용 자산 처리 '빨간불'... 금감원 감독 강화 나서
  • 오예인 기자
  • 승인 2018.03.2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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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사들이 연구개발 비용을 자산으로 회계처리하면서 실적 착시 효과가 지적되자 금감원이 감독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사진=픽사베이)

[화이트페이퍼=오예인 기자]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업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연구개발(R&D) 투자를 자산으로 처리해 실적 부풀리기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금융감독원이 이에 회계 처리 검사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제약업계가 회계 조정에 나서고 있다.

20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시가총액 4천억원 이상의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 중 R&D 비용과 무형자산 내역을 공시한 31곳을 조사한 결과, 18곳(58.1%)이 R&D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분류했다.

이들의 R&D 투자 금액은 모두 4868억원으로, 이 가운데 무려 34.8%(1697억원)가 비용이 아닌 무형자산으로 처리됐다. 같은 기간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체 11곳의 R&D 비용 합계 59조1177억원 가운데 19.3%(11조3847억원)만 무형자산으로 분류된 것과 비교하면 2배나 높은 비율이다.

R&D 투자 금액을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분류할 경우 영업이익이 그만큼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실적 착시를 초래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주가가 급등한 업체를 중심으로 R&D 관련 비용의 회계 처리에 대한 감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회계기준(IFRS)은 연구개발비에 대해 기술적 실현 가능성, 미래 경제적 효익 창출 가능성 등 특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무형자산으로 인식하도록 하고 그러지 못하면 비용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업체별로는 오스코텍이 R&D 비용 100%를 무형자산으로 처리했고, 제약·바이오 업종 '대장주'로 꼽히는 셀트리온은 비율이 76.0%에 달했다.

앞서 1조원에 육박하는 연구개발비 회계 처리논란으로 셀트리온은 2017년 감사보고서에서 연구개발비 세부 내역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코오롱생명과학(5.1%), 한올바이오파마(5.1%), 녹십자셀(3.8%), JW중외제약(2.5%), 셀트리온제약(0.2%) 등은 10%에 못 미쳤다.

특히 영진약품, 한독, 동국제약, 신풍제약, 환인제약, 케어젠 등 13곳은 R&D 금액 전체를 비용으로 처리해 논란의 소지를 없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관리감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연구개발비를 처리로 고무줄 회계 논란을 빚었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연구개발비를 비용 처리하는 등 회계 조정으로 실적을 하향 조정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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