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잇단 타워크레인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대책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노총 전국타워크레인 노동조합은 이달 26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300여명 규모의 집회를 열고 타워크레인 사고 예방 및 안전대책을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열흘 새 건설현장에서 12명의 사상자가 났다. 이달 9일 용인물류창고센터 사고에 이어 18일 평택 아파트 공사현장 사고까지 연달아 발생했다.
업계 종사자들은 건설현장에서의 총체적 관리부실을 지적하면서 형식적인 예방대책이 아닌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한다.
■ 타워크레인 사고 또 발생...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올해만 타워크레인 관련 사고로 19명의 근로자들이 숨졌으며, 최근 열흘 새 1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달 9일에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의 한 물류센터 신축공사장에서 인상작업 중인 타워크레인이 쓰러져 7명의 사상자가 났다.
지난 18일에는 경기도 평택시 칠원동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지브가 인상작업 중 꺾이면서 사고가 발생해 작업자 5명 중 1명이 추락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이번 두 사고는 지난달 16일 정부가 ‘타워크레인 중대재해 예방대책’을 발표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발생했다. 발표 당시 건설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으나 건설현장의 안전조치에는 변화를 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당시 예방대책에는 제작한지 20년이 넘은 타워크레인은 원칙적으로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10년이 도래한 크레인은 주요 부위에 대한 정밀검사를 의무화하고, 정기적으로 비파괴검사 실시를 의무화하도록 하는 방안도 담겼다.
이달 18일 정부는 타워크레인 예방대책의 후속조치로 타워크레인 설치 및 해체 교육시간을 36시간에서 144시간으로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최근 5년간 타워크레인 사고로 38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꾸준히 안전문제가 제기됐으나 각종 대책에도 공사 현장의 관행에는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다.
■ 정기점검 자체부터 ‘헛점’...근본적 시스템부터 손봐야
현재 열흘 새 발생한 용인과 평택 타워크레인 사고에 대한 원인 조사가 진행 중이다.
정부는 이번 건설현장 사고원인으로 ‘노후 장비’ 가능성을 두었으나, 두 사건 모두 사고를 낸 타워크레인은 정기점검에서 ‘합격’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기 검사가 적정하게 이뤄졌다면 사고가 난 타워크레인은 기계적 결함이나 장비 노후화 문제는 없었다는 의미가 되겠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안전점검 자체가 허술하다고 말한다.
타워크레인 업계의 한 전문가는 “원칙적으로 20년 이상 장비도 정밀검사 후 연장 사용할 수 있지만, 제조사들이 이러한 국내 제도를 악용해 고의로 수명을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타워크레인 5개 점검 기관의 불합격률은 29%, 17.9%, 5.4%, 4.9%, 4.5%로 기관마다 편차가 커 신뢰성에 의구심을 준다.
한국타워크레인 협동조합 측은 “전문 및 안전교육을 담당해야 할 정부가 시스템을 제대로 갖춰놓지 않고 방관해왔고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설치를 위한 기초 공사도 규정대로 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는 등 관리 감독이 부실하다”고 주장했다.

